[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언제부터인가 기업 문화가 변했다. 사회적 기업의 탄생이 그 계기였다. ‘이윤의 극대화’라는 기업이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하는 지상 최대의 과제에 과감한 ‘배신’을 날린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적 기업’은 경영학 원론을 거스르는 일종의 ‘혁명’에 해당한다. 이 같은 사회적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이웃을 돕기 위해 기업을 꾸려가고 있다.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보조기기 제조 기업 ‘이지무브’, 외국인 노동자를 무료 진료하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친환경 로컬푸드 햄버거를 만드는 ‘생명살림 올리’, 친환경 세차업체 ‘두레마을’, 고택 숙박사업으로 전통 문화에 생기를 불어 넣은 ‘경북미래문화재단’ 등이 그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건강·환경·사회에 모두(all) 이롭다(利)고 이름을 지은 ‘올리’의 사연은 남다르다. 이혜정 대표는 “먹거리의 공공성은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공공의 것은 공공의 목적을 가진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이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북 청주의 (주)생명살림 ‘올리’는 로컬푸드(지역농산물)로 가난과 비만을 동시에 해소하겠다고 나선 사회적기업이다. 올리버거 가격은 개당 2300원인데, 맥도날드의 빅맥보다 1400원이나 싼 가격이다. 그런데 재료는 친환경을 사용한다. 또 패스트푸드 점포와 달리 올리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특히 올리의 히트작 올리버거의 주재료는 콩비지와 각종 견과류다. 콩비지는 충북여성장애인연대 부속 일터 다울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것을 공급받는다. 다울의 콩은 청원군 문의면 오순도순영농조합법인과 자활센터가 계약재배한다. 또 계란은 무항생체 유기 인증을 받은 괴산 흘미농장의 유정란을 쓴다. 땅콩 등 견과류는 충북 음성의 삼덕땅콩이 생산한 로컬푸드다. 재료가 신선하니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맛이 좋단다.

올리버거는 유독 어린이 손님과 부모들이 좋아하는데 올리의 대량 매입처 36곳 중 34곳이 어린이집과 공립 유치원이다. 2300원짜리 올리버거는 재료비가 1150원으로 좋은 식자재를 생각하면 값이 꽤 싼편이다. 이는 ‘로컬푸드’이기에 가능했다. 유통마진이 작은 로컬푸드 재료를 쓰면 원가가 싸지는 단순한 이치를, 올리는 적극 도입해 지역사회도 살리고 고객의 건강 증진도 돕고 있다.

이처럼 책은 사회적기업을 꾸려가는 21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길어냈다. 이웃을 품기 위해 세상을 ‘고쳐쓰는’ 이들의 따스함이 담뿍 담겼다.

김종락 등 지음 / 부키 펴냄

 

기사보기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