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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대학생의 1박2일 안동여행 "보물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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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1 오후 4: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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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대학생의 1박2일 안동 여행 "보물이 따로 없네"

입력 : 2012.10.09 20:30 | 수정 : 2012.10.10 13:28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병산서원 등 관광지로 알려진 경상북도 안동. 이곳은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곳곳에 전통 유교 문화와 유산, 유적들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안동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리우 징샤오(기계공학과 4년)는 최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중국 내 높아진 한류문화 덕분에 현지 친구들로부터 한국에 대해 묻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교내 친구 천잉(경영학과 4년)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서의 여행이 처음인 그들은 안동의 숨은 명소를 찾아보고,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안동대학교에 재학 중인 리우 징샤오(기계공학과 4년)와 천잉(경영학과 4년)이 안동의 명소를 둘러보고 있다.

가장 먼저 그들이 향한 곳은 학교에서 약 1시간 거리의 '만휴정'이다.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위치한 이곳은 안동의 숨은 명소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묵계마을에 도착한 그들은 마을 사이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만휴정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마치 원림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길을 걷는 내내 새소리와 물소리가 그들의 귀를 간질였다.

길옆으로 흐르는 물길을 본 천잉은 "벌써부터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져요. 오르막길이라 땀이 날 줄 알았는데, 시원하다 못해 춥네요."라고 말했다.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위치한 '만휴정' 정자 앞 다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십분 정도 걸었을까. 그들의 눈앞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뽐내는 폭포수가 쏟아졌다. 폭포 위로는 그들의 첫 목적지 '만휴정'이 보였다. 이를 본 징샤오는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아요."라며 감탄했다.

이곳은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주변 풍광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다. 이는 마치 퍼즐을 맞춰 놓은 것 같이 자연스럽다. 시원한 폭포수 위로 담쟁이가 담장을 휘감고 있으며, 그 사이로 고즈넉한 정자 만휴정이 위치해 있다.

정자 앞으로는 통나무를 쪼개 만든 다리가 이어져 있었다. 보통 정자들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지만, 이곳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정자 마루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할 때면 이곳의 주인이 된 것과도 같은 착각이 든다.

 

자연과 어우러진 '만휴정'의 모습. 폭포수와 담장, 정자 등이 마치 퍼즐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처마 밑에는 저물 만(晩)에 쉴 휴(休)를 써넣어 '만휴정'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있다. 방에는 '오가무보물(吾家無寶物) 보물유청백(寶物惟淸白)'이란 편액이 걸려 있다. 이는 '내 집에는 보물이 없지만 보물이 있다면 그것은 맑고 깨끗함이다'라는 내용이다.

이를 본 징샤오는 "보물이 따로 없네, 맑고 깨끗함이 보물이라면 이곳이 보물이에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다리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뒤편의 너럭바위로 향했다. 커다란 바위는 장판을 깔아 놓은 듯했다. 바위로 향하던 천잉은 놀라며 "이곳 드라마에서 봤어요."라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지난해 방영한 KBS 특별기획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극 중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이 글로써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천잉은 "드라마 속의 배경이 너무 아름다웠는데, 이곳인지는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마치 주인공이 된 기분이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만휴정' 뒤편에 위치한 너럭바위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다음으로 그들이 향한 곳은 가일마을. 이곳은 안동 권씨가 600여 년 동안 집성촌을 이루며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 때문인지 마을 곳곳에는 유교 사상과 어우러진 올곧은 선비의 기품이 서려있다.

그들은 이곳을 찾은 이유는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다. 이곳은 하회마을로 향하는 초입에 위치해있다.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연못이 자리하고, 마을 뒤로는 정산(井山)이 새의 모향을 하고 마을을 감싸고 있다.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연못 앞에 자리한 나무다.

고택으로 향하는 길에 나무를 본 징샤오는 "나무에 용이 있어요."라고 외쳤다. 이를 본 천잉은 "중국에는 마을 입구에 패루가 설치돼 있는데, 한국은 나무가 있네요."라며 "용 문신을 한 나무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정말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가일마을 입구에는 용문신을 한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입구를 지나 논길 사이로 걷던 그들은 시골 마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논길 옆으로는 무르익은 곡식이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고, 그 속으로 참새들이 지저귀며 숨바꼭질을 했다. 천잉은 "한국의 가을은 풍요로워 보여요. 배경 하나하나가 모두 그림이에요."라고 말했다.

마을을 지나 가운데에 위치한 '수곡고택'에 도착했다. 이곳은 약 220여 년 전에 건립된 곳으로 지난 2009년 1월 안동의 (사)경북미래문화재단이 관리하며 숙박 및 이용이 가능해졌다. 마당에서 안채까지 가기 위해서는 돌로 쌓아 만든 기단을 세 곳이나 올라야 한다.

고택은 'ㄴ'자형 사랑채와 'ㄷ'자형 안채가 포개져 하나로 연결된 특이한 구조다. 작은 공간이라도 버린 곳이 없다. 이를 본 천잉은 "과거 한국 사람들은 지혜롭고 현명한 것 같아요. 쓸모없는 공간이 하나도 없고 정말 대단하네요."라고 감탄했다.

 

가일마을 중앙에 위치한 '수곡고택'의 내·외부 시설 및 전경.

건물 앞으로는 자연석으로 쌓은 높다란 기단과 기둥 밑을 떠받치고 있는 주춧돌을 볼 수 있다.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사용했기 때문에 투박하면서도 검소함이 느껴진다. 고택을 둘러 본 징샤오는 "웅장한 느낌은 없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고택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신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들은 이른 아침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도산면 토계리에 있는 서원으로 퇴계 이황 선생이 유생을 교육하며 학문을 쌓았던 곳이다. 서원은 조선시대 유교를 가르치던 곳으로 지방의 대학교쯤이라 생각하면 된다.

서원을 둘러보던 천잉은 "서원이 생각보다 소박해요. 과거 한국 선비들의 검소함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퇴계 이황 선생이 유생을 교육하며 학문을 쌓았던 '도산서원'의 전경.

서원 중앙에 위치한 전교당(보물 제210호)을 보던 징샤오는 "현판이 정말 멋있어요. 다른 건물의 필체와 달리 힘이 느껴지네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것과 같이 이곳의 현판은 선조 임금이 명필 한석봉으로 하여금 쓰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서원을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했다. 여행을 마친 천잉은 "안동이 아닌 한국의 아름다움을 둘러본 것 같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징샤오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특별히 해줄 이야기가 없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뿌듯함이 느껴지네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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